한 과정의 정상적인 작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이 실패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경과학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연구들은 특정 지각, 운동, 정서 혹은 인지적 기능의 상실과 특정 뇌 영역의 손상이 서로 관련됩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하여 신경과학자들은 이 뇌 영역들이 정상적으로 행하는 기능들에 관한 이론을 세웁니다. 신경과학의 현대 역사는 폴 브로카의 업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61년 브로카는 좌반구 전두엽의 제한된 영역에 입은 손상으로 말미암아 말을 하지 못하는 한 환자를 소개하였습니다. 1874년에는 카를 베르니케가 좌반구 측두엽 상측 부위의 손상과 관련되어 언어 이해의 장애를 보이는 한 환자를 소개하였습니다. 이 영역들이 각각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인데, 이는 언어 산출과 언어 이해에 관여하는 뇌 영역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에서 좌반구가 언어 산출과 언어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준 초기 증거입니다.
인간의 전두엽은 상당한 정도로 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 분야에서 전두엽의 일부 기능에 관한 최초의 힌트는 다소 평범한 사람으로부터 제공되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으나 그의 일생 중 단지 한 번 일어난 사건으로 심리학사의 연대기에 그의 이름이 올려지게 되었습니다. 피니어스 게이지는 25세의 근육질 남성으로 철도 인부였습니다. 1848년 9월 13일 버몬트 주의 캐번디시에서 그가 바위틈에 폭발물을 채워 넣고 있는 도중 사고가 일어났고 길이가 3피트이고 무게가 13파운드인 철근이 피니어스 게이지의 머리를 빠른 속도로 관통하였습니다. 철근은 그의 왼쪽 아래턱 부분으로 들어가서 머리의 위 중앙 부위를 통과하여 빠져나갔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생존하였지만 이 사고로 말미암아 그의 성격이 상당한 정도로 변하였습니다.
사고를 당하기 전 게이지는 유순하고 매너가 좋았으며 조용하고 양심적이었으며 매우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사고 후 그는 안절부절못하고 무책임하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불경스러운 언행을 하였습니다. 게이지의 성격과 정서적 생활의 변화는 물론 매우 슬픈 일이지만 뜻밖의 정보를 심리학 분야에 제공하였습니다. 그의 사례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전두엽이 정서 통제, 계획과 의사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하고 이를 연구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전두엽과 피질하 영역인 변연계 사이의 연결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어떻게 편도체, 해마와 관련 뇌 구조들이 대뇌피질과 상호작용하는가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대뇌피질이 2개의 대뇌반구로 분리되고 두 대뇌반구들이 하나의 통합된 단위로 작용한다는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질환이 뇌가 기능하는 능력을 위협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과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주로 난치성 뇌전증을 앓는 환자들에게서 일어납니다. 한 대뇌반구에서 시작한 발작이 뇌량을 건너 다른 반구로 전달되어 피드백 고리를 시작하게 하여 마치 뇌에 대폭발이 일어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발작이 지나치게 심할 경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외과 의사들은 분리뇌 절차를 통하여 뇌량을 절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 대뇌반구에서 시작한 발작이 그 대뇌반구에 고립되게 하는데, 이는 다른 반구와의 연결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절차는 뇌전증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예상 가능한 기이한 행동들을 초래합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로저 스페리는 뇌량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일상적인 행동이 수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이 사실은 뇌량이 행동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가요? 스페리는 이 결론이 잘못된 것이라고 여겼으며 절제술의 효과를 일상적인 행동이 아니라 민감한 검사를 통해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에서 스페리와 그의 동료들은 고양이의 뇌량을 절제할 경우 한 대뇌반구가 학습한 것이 다른 대뇌반구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추후 스페리는 분리뇌 환자의 행동을 조사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하였고 그 과정 동안 좌반구와 우반구의 독립적인 기능들에 관한 많은 정보가 밝혀졌습니다. 정상적으로 좌반구로 들어간 어떤 정보도 우반구에 전달되고 우반구에 들어간 어떤 정보도 좌반구에 전달됩니다. 즉, 정보가 한 대뇌반구에 들어가면 이후 뇌량을 건너 다른 반구로 전달되기 때문에 양반구는 무엇이 일어나는가에 관해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분리뇌 환자의 경우 한 대뇌반구에 들어간 정보가 그곳에만 머물게 됩니다.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뇌량이 없으면 한 대뇌반구의 정보가 다른 대뇌반구로 전달될 길이 없습니다. 스페리와 동료들은 이러한 편재화된 지각에 관한 이해를 일련의 실험에 사용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분리뇌 환자로 하여금 스크린의 중앙에 있는 점을 바라보게 한 후 스크린의 좌측 혹은 우측에 자극을 제시하여 한 자극이 단지 하나의 대뇌반구로만 전달되게 하였습니다.
대뇌반구들은 서로 다른 기능들에 전문화되어 있습니다. 방금 살펴본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은 어어 과정이 주로 좌반구의 활동이라는 것을 밝혀 줍니다. 따라서 어떤 정보가 분리뇌 환자의 좌반구에 들어가고 환자에게 제시된 것이 무엇인지 말로 설명하게 할 경우 환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좌반구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이와 동시에 언어를 담당하는 반구이기 때문에 환자는 방금 자신이 본 것을 말로 설명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에게 스크린 뒤로 왼손을 뻗어 방금 자신이 본 것을 집어 보라고 지시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대뇌반구는 반대편 신체를 통제, 즉 왼손은 우반구에 의해 통제됩니다. 그러나 이 환자의 우반구는 그 물체가 무엇인가에 관한 단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이는 좌반구가 정보를 받았고 이 정보가 우반구로 전달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리뇌 환자는 물체를 보고 말로 설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물체에 관한 다른 과제, 예를 들어 왼손으로 일련의 물체들 중에서 방금 본 물체를 정확하게 선택하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우반구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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